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교통량 증가로 교통물류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 4천 3백만 톤, 2004년 9천 8백만 톤(세계 10위 배출국)으로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1%에 달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013년에는 온실 가스 배출량이 1억4천3백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환경·고효율 운전법인 에코드라이빙이 부각되고 있다. 에코드라이빙은 개개인이 특성에 맞게 익히는 친환경 경제 운전법이다.

경제속도를 유지하면서 급출발, 급제동, 공회전하지 않고 정속 주행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익히면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 2700만톤 감축, 석유 에너지 100억리터 절약, 교통사고 6만건 감소 등의 효과가 발생한다.

행사 개최·제품 출시 등으로 국내 확산은 시작 단계

지난 달 26일 에코드라이브국민운동본부가 킨텍스에서 개최한 상용차 에코드라이브 시험주행 행사에서는 자유 운행시보다 약 6~27%수준의 연비 절감 효과를 보였다. (본보 6월 10일자 6면 ‘이제는 친환경운전 시대다’ 참조) ‘환경파괴는 곧 비용’이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에코드라이브 국민운동은 지난 3월 일산 킨텍스에서 본부 발대식을 개최하고 출범했다.

지난 4월에는 대구에서 첫 번째 에코드라이브 체험행사를 벌이고 대구를 에코드라이브 시범도시로 지정했다. 대구시는 지난 5월 운동본부와 공식적으로 협약을 맺고 에코드라이브 정책을 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같은 달 29일 대구시와 에코드라이브 국민운동본부가 친환경자동차 문화를 위한 에코드라이빙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관련 제품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운전자 스스로 급제동·급출발 등 불필요한 운전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데 착안한 운전습관 교정 제품 ‘iEDS(Environmental Driving System)’는 연료절감 전문업체인 모소모토(주)가 개발했다.

LCD 화면상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연료분사 관련 정보를 직접 확인, 운전자 스스로 엑셀레이터를 밟으면서 분사량을 조절해 최상의 연비향상을 유도하고 유해배기가스 배출 감소 및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기아자동차도 최근 중형 세단 ‘로체 이노베이션’에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을 장착했다. 녹색등이 들어오면 가장 경제적인 운전 상태, 황색등은 중간 상태, 적색등은 비경제적인 운전 상태라고 알려줘 연비 향상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이번 출시를 바탕으로 지난 29일 에코드라이브 본부와 함께 전국민 에코드라이브 캠페인 발대식을 갖고 이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부, 에코드라이브 호응…기후변화 대응 입법 추진

정부에서도 에코드라이브에 호응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취지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탄력적인 확산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배기량과 관계없는 단일기준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적용과 CO2배출량이 추가된 새 라벨 부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이 시행된다.

개정된 등급과 CO2 배출량 정보 표시는 종전 배기량군별 등급부여 차등을 두던 것을 개정해 자동차 효율에 따른 각 등급별 간격을 2.2km/ℓ로 균등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이로써 등급별 효율기준 및 등급간 효율차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적용안이 마련됐다.

정부는 소비자가 3등급 대신 1등급 승용차를 선택하면 연간 약 440ℓ, 연료비 73만원(휘발유기준)의 에너지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연간 1톤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입법예고한 ‘지속가능 교통물류발전법 제정안’은 최근 국제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고유가에 따라 국가 교통물류체계의 틀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려는 것이다.

주요내용은 지속가능 교통물류정책추진, 지속가능성 관리지표 미달권역 특별대책지역 지정, 자동차 통행량 총량 설정, 저탄소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촉진, 녹색교통 수송분담 비율 확대 등이다.

올해 8월부터는 배기량과 관계없는 단일기준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적용과 CO2배출량이 추가된 새 라벨 부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이 시행된다.

선진국, 교통부문 이산화탄소 발생 억제 ‘안간힘’

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문제는 국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산화탄소 증가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소인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을 의무화하는 등 이미 기후변화에 대비한 교통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EU는 산업부문의 감축잠재량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교통부문의 감축정책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교통부문에서 EU는 2030년까지 20%, 일본은 2010년까지 15%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OECD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증가율은 2.5%(1990～2004) 이며, 주요 선진국의 연평균증가율은 2% 이하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100년 이상의 내연기관 연구결과 더 이상의 연비 개선효과는 없다는 결론을 내고 하드웨어적인 고효율과 친환경 유도의 한계를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과학적 행위가 고효율 친환경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영국에선 운전면허 취득시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에코 드라이브 시험을 봐야 할 정도다. 일본은 정부부처 주도로 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에코드라이브 보급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관용차부터 에코드라이브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 교토에서는 2005년 제정된 지구온난화 대책 조례에 ‘에코 마이스타’ 제도를 도입했다. 그 가운데 온난화 방지 경제 운전을 해 온 사람들이 받게 되는 ‘에코 드라이브 마이스타’도 제정돼 2008년 2월 현재 558명에 이르는 이들이 선정돼 있다.

자동차 산업계에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파급됐다. 도요타자동차는 미터 내의 ‘ECO’ 점등으로 연비효율이 좋은 주행상태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연비절약주행지원시스템 ‘에코 드라이브 인디케이터(Eco Drive Indicator)’를 지난해 6월부터 승용차 전차종에 표준 탑재했다.

<클립>  교토의정서
지구온난화 규제·방지 국제협약(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으로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돼,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됐다.

서명 각국은 2008∼2012년 사이에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불화탄소(PFC), 수화불화탄소(HFC), 불화유황(SF6) 여섯 가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의무이행 대상국은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등 총 38개국에 이르며 각국의 감축 목표량은 -8~+10%로 다양하다.

당사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에너지효율향상, 온실가스 흡수원 및 저장원 보호, 신·재생에너지 개발·연구 등도 이에 포함된다.

한국은 1997년 3차 당사국총회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일부 선진국에서 2008년부터 한국·멕시코 등의 자발적 부담을 요구했다.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 등은 1998년 4차 당사국총회 기간에 자발적 부담을 선언했다.

배출권거래, 공동이행, 청정개발체제 등은 의무이행 당사국의 신축성을 허용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2001년 3월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