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민 기자] “중고자동차는 그 특성상 가격을 많이 비교 할수록 좋다. 비교하면 할수록, 내차의 가치는 올라가게 돼 있다.”

(주)우리코넷을 운영하는 최원호 대표(49·사진)의 서울 양평동 사무실 입구에는 ‘자동차도 옥션하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이는 이 회사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최 대표는 작년 10월 초 내차 가격 비교 서비스인 ‘차넷’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후부터 부쩍 바빠졌다. ‘자기 차’를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아 보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소비자들과의 ‘연결’을 원하는 중고차 딜러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 대표가 개발한 ‘차넷’은 내차를 비싸게 팔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과, 조금이라도 좋은 물량을 싼 가격에 매입하려고 하는 중고차 딜러들의 요구를 접목시킨 것이다. 한 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를 성사시켜 주는 장을 만들어 준 것.

최 대표는 이미 지난 2011년 이런 중고차 거래 시스템과 관련된 특허 출원을 낸 상태다. 당시 중고차 가격 비교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게 해주자는 것과, 중고차 딜러들에게 좋은 물량을 공급해 주자는 취지였다.

올해 이 회사의 슬로건도 이렇게 내 걸었다. ‘내차 가격은 비교할수록 올라간다’.
작년 차넷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오픈하기 전까지는 주로 이마트나 옥션, 행정공제회 등 ‘우리코넷 회원’을 대상으로만 서비스했다.

그후 우리코넷이 자체적으로 엄선한 전국의 400여명의 중고차 딜러들을 활용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해 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10월부터 차넷을 본격화했다.

5개월여가 지난 현재 중고차 딜러들의 경우, ‘보증금’을 내 걸어야 할 정도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대부분 중고차 딜러들의 성향이나 지역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게 마련”이라면서 “차넷에서는 경쟁을 통해 정확한 시장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차넷’을 통해 원하는 가격에 팔은 소비자들의 ‘입김’으로 등록대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100대 정도가 새 물량으로 늘 나와 있다. 이중 30% 정도는 1차에서 성사된다.

중고차 딜러들 역시 ‘물반 고기반’인 이런 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인 셈이다. (수요가) 확실한 차량만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특혜다. 따라서 ‘차넷’이라는 리그에서 경쟁력을 잃은 딜러들은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차넷에서 활동 중인 400여명의 중고차 딜러들 중엔 한 달에 10대 이상 파는 딜러들도 꽤 있다고 했다. 최근엔 경쟁이 치열해 져 “가격이 너무 올라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우리코넷은 지난 2006년부터 오픈마켓인 옥션의 ‘옥션모터스’ 카테고리를 위탁·운영해 오고 있다. 최 대표는 옥션모터스를 통해 차넷에서 성사가 안된 차량들을 ‘직거래 장터’로 끌어 들인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 여전히 중고차 시장이 아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중고차 딜러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믿을 수 있는 중고차 딜러들을 연결하는 것이 결국 우리코넷이 지향하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거래된 가격 데이터를 모아 오는 4월 도매전문 시세표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동차정비·용품·부품 분야에도 이 같은 ‘가격 비교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검토 중에 있다.